이 책은 알고 지내던 자산관리사님의 추천으로 알게되었던 책이다.
그 자산관리사님은 친구의 소개로 알게되었는데 참 열정이 넘치던 분이셨다.
대화하다보면 배울 점도 많이 보였고 항상 카카오톡으로 좋은 정보나 조언 등도 많이 해주셨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익숙한 이름이 적힌 부고 문자를 받았다.
스팸인가 싶었는데, 링크를 눌러보니 정말 그 분이 맞았다.
교통사고를 당하신건가, 무슨 일이지 싶어 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친구는 아직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근데 스스로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신 것 같다고 했다.
대화를 마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그 분이 추천해주셨던 주식들이 폭락해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인한 자산관리의 심적 부담감 때문이었나?"
후에 알고보니 그 이유들이 맞았다.
그 자산관리사님이 관리해주시던 사람들의 자산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해줬던 주식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가입했던 상품들의 수익률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 가족이나 친지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전에 자산관리사님의 어떤 전조 증상 같은 것들이 아예 없었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그렇게 생을 마감해버릴 정도로 큰 스트레스였나..
그 때 나의 기분은 한마디로 허망했다.
그렇게 열정 넘치셨던 분이 어떻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모든걸 끝내버릴 수 있는지.. 돈이 뭐길래..
그 분이 떠나신 후 지금은 약 5개월이 흘렀다.
정신없이 직장 생활을 하다가 최근 문득 그 분이 떠올랐고, 그 분이 추천해주셨던 이 '돈의 속성'이라는 책이 생각나서 펼쳐들었다.
책의 저자인 김승호님은 돈을 인격체를 다루듯 소중히 다뤄야 한다고 한다.
어떤 돈은 사람과 같이 어울리기 좋아하고 몰려다니며,
어떤 돈은 숨어서 평생을 지내기도 한다.
자기들끼리 주로 가는 곳이 따로 있고 유행에 따라 모이고 흩어진다.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붙어 있기를 좋아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겐 패가망신의 보복을 퍼붓기도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선 큰돈이 몰려서 떠나고
자신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는 사람 곁에서는 자식(이자)을 낳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표현을 한다고...?' 하는 생각과 함께 약간 거부감이 들었으나, 책을 계속 읽다보면 저자님의 지혜로운 품성과 따뜻함이 느껴지며 존경심까지 들게 된다.
이 책은 작은 소주제들이 있고, 그 소주제들 안에서 짧게 짧게 그 소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내가 인상깊었던 소주제들 중 3 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려 한다.
1. 리스크가 클 때가 리스크가 가장 작을 때다
흔히 주식시장에서는 돈을 버는 활황기에는 리스크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주가 폭락기에는 리스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폭락장에서 얼마나 깊고 오래 손해가 발생할지 모르니
그 리스크가 너무 커 보여 아무도 주식을 사지 않아 급락한 것이다.
사실은 그 시기가 리스크가 가장 줄어 있는 때다.
대다수의 사람들(나 포함)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것이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물어보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나 20% 마이너스 중이야.. 그냥 존버지 뭐."
"이제 주식 쳐다도 안보려고. 그냥 앞으로는 맘 편하게 적금이나 할래."
나 역시도 친구들의 상황, 심정과 똑같았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책 뒤쪽에 나오는 소주제인 '재무제표에 능통한 회계사는 투자를 정말 잘할까?'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투자는 정보와 심리로 나뉜다.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정보다.
우리는 아마존에서 20달러짜리 아이섀도 하나를 살 때도
상품평에 별 네 개 이상인지 확인하고 어떤 불만이 있는지 들여다본다.
서점에서 만 원짜리 책을 하나 사면서도 서평을 확인한다.
그런데 주식을 살 때는 상품평도 서평도 보지 않는다.
검증되지 않은 소문만 가지고도 수천 만원, 수 억원을 배팅하는 비이성적인 결정을 한다.
정말 맞는 말이다. 이런 말을 이전에도 여기저기서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귀찮다, 어렵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늘 뇌피셜로만 주식을 매매하곤 했다.
그렇다보니 결과도 대부분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이 다음으로 읽을 책은 재무제표와 관련된 책일 것 같다.
2.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는 작은 회사로 가라
저자는 자본이 없거나 아이디어가 없어도 창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대기업은 규모가 커서 하나의 부속품처럼 한정된 업무만 다루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청년이라면 작은 회사를 선택하라고 한다.
내가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했던 이유도 습득한 프로그래밍 지식을 기반으로 언젠가 내 사업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렇다보니 작은 스타트업들을 자연스레 선호하게 되었다.
스타트업에 있다보면 회사의 여러 상황들과 함께 흥망성쇠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것이 나중에 곧 나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극초기의 스타트업에서 이미 한 번 폐업이라는 쓴 맛을 봤다.
대표가 어떤 성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 아이디어에 대한 플래닝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지 등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
지금은 시리즈 Pre-A 정도 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회사가 나날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재밌다.
앞으로 이 회사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3. 책이 부자로 만들어줄까?
앞서 읽었던 역행자라는 책의 저자도 강조했듯, 많은 부자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책 자체가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단순히 많이 읽기만 하는 독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책을 해석하고 내 삶에 적용해보는 방식의 독서를 할 때 비로소 부자의 길을 만난다고 한다.
예전의 나는 단순히 읽기만 하는 독서를 했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 경제, 경영 관련 책들을 보면서,
"음 그렇구나. 근데 너무 귀찮잖아? 아 모르겠다~ 다른 책이나 또 읽어봐야지." 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내 삶에 적용해볼 생각들을 하지 않았었다.
요새는 그런 나의 나태한 태도 등을 깨부수기 위해 책에서 말하는 행동이나 습관 등을 실천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읽다 보면 마치 현명한 부자 아빠가 어리석은 자식에게 따뜻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태해질 때마다 다시 꺼내들어서 되새겨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